음악이야기

민속음악사 | 민요의 이해

곰고로곰 2022.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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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

예로부터 민간에 구전되어 내려오는 노래의 총칭. 민요는 민중들 사이에서 저절로 생겨나서 전해지므로 악보에 기재되거나 글로 쓰이지 많고 구전(口傳)되는 것이다. 또한 특정한 개인이 창작하거나 아니거나 창작자가 문제되지 않는다. 악곡이나 사설이 지역에 따라 노래부르는 사람의 취향에 맞게, 노래부를 때의 즉흥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민요는 이런 특징을 지니기에 민중의 소리이고, 민족의 정서를 가장 잘 함축하고 있는 예술이라고 평가된다. 

 

민요(民謠)란, 말 그대로 민중의 노래란 뜻이다. 따라서 민요는 상층 계층이나 지식인 계층에서 의식적으로 창작한 시가문학이 아니라, 민중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고 향유되어 온 시가문학이다. 흔히들 민요의 작자는 일정하지 않으며 공동작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한다. 사실상 민요의 작가를 찾을 길은 없다. 민요는 구전을 통해 들은 것의 전달에다 구연자의 창작적인 내용이 보태지기도 하고 고쳐지기도 하여 자유롭게 전파된 내용이다. 민요를 부른 수많은 사람들이 유구한 시간 속에서 온 지역을 돌아다니며 공통적으로 민요 창작에 참여한 셈이다. 그러므로 그 내용이 덜 개성적일 수 있는 반면에 그 시대상이나 사회상을 반영하는 보편적인 진리를 담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 민요는 민속이고, 음악이고 문학이다. 민속으로서의 민요는 구비전승(口碑傳承)의 하나이되, 생업 · 세시풍속 · 놀이 등을 기능으로 하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며, 집단적 행위를 통하여 불리어지는 기회가 많은 점이 구비전승의 다른 영역과 다르다. 음악으로서의 민요는 일반 민중이 즐기는 민속음악에 속하는 창악(唱樂)이되, 전문적인 수련을 필요로 하지 않는 점에서 판소리 · 무가 · 시조 · 가사 등과 구별된다. 문학으로서의 민요는 구비문학의 한 영역이며 일정한 율격을 지닌 단형시라는 점이 설화 · 속담 · 수수께끼 등에서는 찾을 수 없는 특징이다. 민요는 이러한 민속 · 음악 · 문학의 복합체로 존재할 따름이지, 그 세 측면이 서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속음악의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며, 일반적으로는 예술음악과 대립되는 말이지만, 반면 예술음악의 모체가 되기도 한다. 대개 농업과 어업 등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집단으로 제례(祭禮)나 노동을 할 때 부르기 시작한 노래로서, 특정한 창작자가 없이 자연적으로 발생하여 민중의 생활 감정을 소박하게 반영하고, 때로는 국민성 ·민족성을 나타내기도 한다. 민요는 유행가처럼 일시적인 것이 아니고 어버이에게서 자식으로, 자식에게서 손자로 전승되며, 그 전승도 문자나 악보를 매체로 하지 않고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필요에 따라서는 춤과 함께 집단적으로 부르기 때문에 가사와 곡조가 시대에 따라 변화하기도 한다.

 

 

민요의 특징

이러한 민요는 몇가지 특징을 가진다. 첫째, 민요는 민중의 노래 중에서도 비전문적인 대중성을 가진 노래라고 할 수 있다. 민요 이외에도 무가, 불가, 잡가, 판소리 등이 있는데 이들 노래를 민요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이들은 각각의 전문성을 지닌 노래이기 때문이다. 물론 이들 노래중에는 민요와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민요에 수용되어 불러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들 노래의 전체적인 성격을 민요라 할 수는 없다. 

 

둘째, 민요는 민중들의 공동 재창작으로 존재한다. 민요에는 작가가 존재하지 않는다. 물론 누군가는 민요를 처음 지어 부른 사람이 있겠지만 중요하지 않다. 민요가 민요로서의 생명력을 가지는 것은 민중들 사이에서 공감을 얻고 널리 불러질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것은 기록문학으로써의 시가와의 차이를 나타내 주는 구비문학의 특성으로 볼 수 있다. 

 

셋째, 민요는 생활상의 일정한 기능을 갖는다. 특히 노동과 의식, 그리고 놀이(유희)는 민요의 주요 측면이다. 민요는 노동을 하고, 의식을 거행하고, 놀이를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된 노래이기 때문이다. 넷째, 민요는 민중의 생활상과 생각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있다. 민요는 민중들의 갖가지 생활모습과 더불어 삶의 즐거움과 보람, 그리고 삶의 모순에 대한 애환과 비판을 꾸밈없이 담아내고 있는 것이다.

 

 

민요의 발생

민요의 기원이 노동에 있으며 노동의 박자에 따라 그 부르는 소리의 장단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노동기원설은, 오늘날 많은 학자들이 이견을 지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민요의 원초적 모습은 노동민요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노동민요는 노동하는 사람이 노동하는 현장에서에서 부른 소리라고 전제할 때 자연히 노동요의 발생 기원은 노동을 하는 곳에서 노동하는 시간에 땀흘리는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온 것이라 단정할 수 있다.

 

그러므로 노동민요 곧 민요의 기원은 호흡에서 찾아야 하며, 그 호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그 호흡과 같은 박자가 생기고 거기에 다른 감정에서 선율이 이루어지며, 그 선율이 육체적 동작과 일체감을 가지면서 처음에는 무의미한 낱소리(단음)가 발해지고, 음절이 이루어지고 차츰 무의미한 다음 절어의 “영차”, “영치기”등으로 발전하였을 것이며, 이것은 다시 의미가 있는 낱말이나 말토막이나 사설로 발전을 거듭하고 더 큰 섬세한 정서적 표현을 하게 되니 민요라는 민중의 ‘일터의 소리’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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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요의 분류

민요를 분류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기능 중심과 지역 중심으로 분류하는 방식이 있다. 기능 중심으로는 일정한 기능을 동반하는 ‘기능요’와 일정한 기능을 갖지 않지만 노래 자체의 즐거움 때문에 부르는 유흥적인 ‘비기능요’로 크게 구별할 수 있다. 그 후 ‘기능요’는 다시 ‘노동요’, ‘의식요’, ‘유희요’로 분류하고 ‘비기능요’는 더 이상 분리를 시키지 않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유희요’의 성격이 ‘비기능요’와 비슷한 만큼 두 민요를 같은 선상에 두고 분류하는 방법도 있다.

 

지리적으로는 민요가 많이 불리는 지역에 따라서 경기민요, 서도민요, 동부민요, 남도민요, 제주민요로 나누고 있다.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옛날에는 큰 산맥 등을 기준으로 지역이 나뉘었고 서로 교류가 불편했기 때문에 지역별로 민요의 특성이 다르게 나타났다. 후에 교통이 발달하고 지역 간 왕래가 잦아지면서 지역끼리 민요가 섞이기도 하고 함께 불리기도 하였지만 대체적으로 위의 분류로 나누어서 살펴 볼 수 있다. 민요의 악곡이 지역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양상을 민요권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민요권은 방언권과 대체로 일치한다.

 

정리하면, 한국의 민요는 대개 같은 가락의 사설을 바꾸어 부르는 유절형식(有節形式)이 많고 흔히 후렴이 붙는다. 또 그 전파범위와 세련도에 따라 토속민요와 창민요(唱民謠:通俗民謠)로 구분한다. 토속민요는 어느 국한된 지방에서 불리는 것으로 사설이나 가락이 극히 소박하고 향토적이다. 김매기 ·모내기 ·상여소리 ·집터 다지는 소리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와는 달리 창민요는 흔히 직업직인 소리꾼에 의하여 불리는 세련되고 널리 전파된 민요로서 육자배기 ·수심가 ·창부타령 ·강원도아리랑 등이 그 예인데, 민요라 하면 대개의 경우 이 창민요를 가리킨다. 또한 창민요 중에서 아리랑 ·청춘가 ·이별가 ·군밤타령 ·닐리리야 ·도라지타령 등은 그 역사가 길지 않아 일종의 속요라고도 할 수 있다. 창민요는 지방마다 가락이 다르므로 그 차이에 따라 다음과 같이 분류된다.

 

1. 기능적인 분류

1) 노동요

노동요는 민요 중에서도 주종을 이루는 기능요이다. 노동을 할 때 일정한 리듬에 맞추어 흥을 내어 일하기 위해, 또는 행동을 통일하여 능률적으로 일을 진행하기 위해 불렀던 노래이다. 노동요는 노동의 종류에 따라 ‘농업노동요’,‘어업노동요’,‘기타노동요’ 로 크게 분류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노동요는 그 노동의 성격에 따라서도 성격이 나뉘는데 격렬하고 힘든 동작을 일제히 함께 하면서 부르는 집단노동요는 악곡이나 사설이 단순하게 반복되고, 이와는 반대로 느린 동작을 혼자서 하면서 부르는 개인노동요는 표현이 다채롭고 내용이 풍부한 편이다.

 

① 농업노동요

농업노동요는 일명 ‘농요’, ‘농가소리’, ‘들고래’라 하는 것으로 주로 논농사와 밭농사와 관련된 민요를 말한다. 우리 민요 가운데 가장 많고 다양한 것이 농사를 지으면서 부르던 농업노동요, 즉 농요(農謠)들이다. 전통적인 농업에서는 많은 일손의 조직적인 동원이 이루졌고 이를 배경으로 농사의 모든 과정에서 다양한 민요가 발생했다. 풍부한 농요의 존재는 한국 민요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다. 쌀은 대대로 한국인의 주식이었기 때문에 벼농사는 농사 중에서도 가장 중요했고 따라서 농요 가운데서도 벼농사 민요가 가장 많다. 많은 양의 모심는 소리와 논매는 소리를 통해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벼 수확기에 부르는 벼베는 소리나 벼타작소리, 그리고 물푸는 소리, 새쫓는 소리 등도 벼농사 노래에 다양함을 더해준다.

 

② 어업노동요

한반도는 3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어업활동을 하는 데도 유리했다. 서해바다의 조기잡이, 남해바다의 멸치잡이, 동해바다의 명태잡이는 각 바다를 대표하는 3대 전통어업으로서 이를 배경으로 어업노동요가 발생했다. 어업노동요는 규칙적인 작업과정에서 부르는 민요로서 음악적으로도 매우 세련된 곡이 많다. 제주도의 <해녀 노래>, 경기지역의 <시선뱃노래>, 남해안의 <멸치 후리는 노래>, 그리고 <노젓는 노래>, <고기 푸는 노래>등을 대표적인 노래로 들 수 있다.

 

③ 기타노동요

우리 민요의 가장 큰 특징은 노동요, 즉 일하면서 부르는 민요가 많다는 것이다. 다른 나라의 민요는 대개 명절이나 축제 때 불리는 유흥요가 많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는 대단히 중요한 특징이 된다. 노동요의 양대 분야인 농요와 어로요를 빼고도 일하면서 부르는 노래들은 얼마든지 있다. ‘기타 노동요’로 분류된 이들 노래들을 통해서 우리가 까마득히 잊고 지내던 전통 공동체사회의 모습을 하나 둘씩 파악할 수 있다. 농사나 어로 외에 일노래를 부르는 경우는 집짓기, 방죽막기 따위의 토목공사, 산에서 이루어지는 벌목작업, 그리고 농기구나 가재도구를 만들기 위한 제련작업 등과 부녀자들이 나물을 뜯으면서 부르던 아라리 종류를 포함한다.

 

2) 의식요

의식요는 의식을 거행하면서 신에게 인간의 생존과 관련하여 화를 쫓고 복을 비는 노래이다. 그 의식의 성격에 따라서 <세시의식요>, <장레의식요>, <신앙의식요>로 나눌 수 있다. 이러한 의식요 중에는 무가나 불가에서 파생된 것도 있다고 하나, 가정과 마을에서 세시풍속이나 민간풍속에 따라 의식을 거행하며 부르는 노래가 주류를 이룬다.

 

① 세시의식요

<세시의식요>란 세시풍속의 의식에서 불러지는 것으로 이들 노래는 기본적으로 성주신, 조왕신, 지신 등을 대상으로 가정과 마을의 만복과 평안, 그리고 풍작을 기원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대표적인 예로 <안택 노래>, <성주풀이>, <지신밟기 노래> 등이 있다. 노래의 방식은 선후창으로 선창은 농악대의 지휘자가 후창은 농악대원 모두가 후렴을 부른다.

 

② 장례의식요

장례요는 망자의 안장을 기원하고 유족의 슬픔을 위로하는 것을 더욱 중요한 기능으로 한다. 이들 노래는 대체로 장례의 슬픔과 인생의 허무함을 나타내는 사설을 부른 다음 망자의 극락천도를 기원하는 내용의 사설을 부른다. 노래의 방식은 선후창이며 사설의 내용에 걸맞게 가락이 느리고 비장한 느낌을 준다. 아직까지 살아있는 민요로서 전통적인 모습을 비교적 오래 간직하고 있는 분야다. 장례의식요에는 우리 민족의 세계관과 생사관(生死觀)이 함축되어 있어 우리의 민족성을 파악하는 데 필수적인 자료가 된다. 장례의식요는 또한 음악적으로도 매우 정제되어 다른 민족 음악이나 다른 장르 음악과의 비교연구를 하는 데도 유용하다.

 

③ 신앙의식요

신앙의식요는 민간의 솟긴에 따라 주기성이 없이 불려지는 것으로 불교의식에 근거한 <회심곡>, 무속신앙에 근거한 <해원풀이 노래>, 속신의식에 따른 <객귀물림 노래>, <액풀이 노래> 등이 있다. 이들은 무가나 불가에서 파생된 것이 많지만, 이들은 단지 민간의 속신적 믿음에 따라 불려지는 것으로 무가나 불가에 비해 구성이 단순하고 내용이 소략하다. 그만큼 기존의 무가와 불가가 민요화되어서 불려지는 것이다.

 

3) 유희요

유희요는 유희 즉 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민요이다. 놀이 자체가 삶의 활기와 즐거움을 구하는 행위라면, 이러한 행위에 노래가 불림으로써 삶의 활기와 즐거움은 한층 고조된다고 말할 수 있다.

 

유희요의 양상은 우선 유희가 언제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세시풍속과 관련하여 주기적으로 성립되는 세시유희와 일상적으로 형성되는 일상유희로 크게 나눌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민요를 각각 세시유희요와 일상유희요라 할 수 있다. 세시유희요는 절기에 맞춰 벌어지는 민속놀이에서 부르는 민요로 그네뛰기, 널뛰기, 윷놀이, 줄다리기 등을 할 때 주로 불린다. 

 

일상유희요는 일상에서 벌어지는 사소한 일들을 노래감으로 삼아 부르는 민요로 이는 주로 어린아이들에 의해 동요로 불리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사설이 짧고 간단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으로 술래잡기나 숨바꼭질, 고무줄놀이를 하면서 부르는 노래나 모래로 두꺼비집을 만들며 부르는 노래 등이 있다. 그런데 이들 노래는 대부분 동요인 만큼 짧으면서 간단한 내용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이다.

 

4) 비기능요

비기능요는 말 그대로 일정한 기능을 갖지 않고 노래 그 자체의 즐거움 때문에 불려진다. 때문에 부르는 유흥적인 성격 자체가 유희성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비기능요를 따로 설정하지 않고 유희요의 범주에 넣어서 이해려는 입장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 발생 과정에서 유희요와 비기능요의 차이가 나타나는데 유희요는 민속적인 성격을 지닌 놀이에서 수반되는 동장에서 형성된 노래임에 반면 비기능요는 그러한 배경을 가지지 않고 놀이에 필수적이지도 않기 때문에 두 개념을 분리할 수 있다.

 

비기능요는 주로 놀이의 과정에서 불리었으며 일정한 생활상의 기능은 없기에 비기능요라고 불리지만 놀이 즉 유희는 그 자체가 삶의 지속을 저해하는 고통이나 역경을 극복하고 삶에 활기와 즐거움을 준다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비기능요 중에는 기능요에서 전환된 것이 많다. 기능요가 본래의 기능을 떠나서 부르는 기회가 차츰 많아지다가 마침내 비기능요로 바뀌게 된다. 

 

어업노동요에서 놀면서 부르는 <뱃노래>가, <길쌈노래>에서 노래 그 자체로 독립된 <베틀노래>가 생겨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또 본고장에서는 기능요였던 것이 다른 데로 전파되면서 비기능요로 바뀌기도 한다. 전라도지방의 <논매기소리>가 판소리 풍의 <농부가>로 바뀐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비기능요 중에 전국적으로 널리 불리는 대표적인 민요가 있는데 바로 <아리랑>이다. 이 <아리랑>은 지역에 따라서 사설과 가락이 다르다. 서울의 <본조 아리랑>, 강원의 <정선 아리랑>, 전남의 <진도 아리랑>, 경남의 <밀양 아리랑> 등이 그것이다. 이 <아리랑>은 다양하게 변형되면서 일제치하를 비판하며 민족성을 나타낸 노래로 이어지기도 했고, 지금도 민족성이나 통일을 염원하는 의미에서 많이 쓰여지고 있다는 점에서 민족의 정서를 대변하는 대표적인 민요라고 볼 수 있다.

 

2. 지리적인 분류

경기민요는 서울과 경기도지방을 중심으로 불리던 민요이다. 경기민요는 크게 네 가지 권역으로 나뉜다. 그것은 주변부의 영향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예를 들어서 경기도의 북부 지역 가운데 한강 이북과 임진강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에서는 황해도 소리의 영향이 발견되는 형식이다. 또 강원도, 경상도 등에서 불리어지는 메나리조가 경기도 서부지역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경기도 남부에서는 충정도와 가깝기 때문에 충청도의 소리에 근사한 것이 발견된다. 경기도의 인접 지역이 상당히 넓고 다양하므로 이러한 현상이 발견된다고 하겠다. 항상 문화의 중심지가 되다 보니까 인접 지역에게 모두 전파하고 독자적인 소리를 찾기 어렵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다. 소리는 맑고 깨끗하며, 경쾌한 것이 특징이다. 대개 5음 음계의 평조 선법을 가지고 있으며, 장3도·단3도의 진행이 많고, 세마치나 굿거리장단으로 노래하기 때문에 경쾌하게 들린다. <산타령>, <방아타령>, <한강수타령>, <경복궁타령>이 그런 예이다.

 

서도민요는 황해도와 평안도의 민요를 함께 일컫는 말이다. 그곳 민요는 하늘거리는 콧노래처럼 들리고, 어딘지 모르게 한탄스러운 느낌이 맺혀 있어 특이하다. 그런 느낌이 복받쳐 올라 울음 울듯하기도 하고, 떨어지는 듯 내질렀다가 입 안으로 끌어들여 앓는 것처럼 웅얼거리기도 한다. 악기를 이용한 반주를 가진 것이 별로 없으며 악보로 그려져 전하는 것도 별로 없다. 장단도 일정한 장단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곡으로는 <난봉가>, <몽금포 타령>, <수심가>, <배따라기> 등이 있다.

 

동부민요는 태백산맥 동쪽에 위치한 강원도, 함경도, 경상도 지방의 민요를 말한다. 동부민요는 해당하는 지역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어서 같은 동부 민요라도 각 지방에 따라 노래하는 방법 등이 각자 조금씩 차이가 있다. 특히 강원도는 해안을 따라 남쪽은 경상도와 접해 있고 서쪽은 경기도와 접해있어 인접지역의 민요적 특색이 섞여있기도 하다. 강원도 민요에는 구슬프면서 염불하듯이 이어지는 곡조가 많은데, 그런 것을 메나리조라 부르기도 한다. 함경도 민요는 강원도 민요와 비슷하면서도 강원도 민요보다 조금 더 빠르고 애절하면서도 거세게 들리는 것이 특징이다. 경상도 민요는 대체로 세마치장단, 굿거리장단에 의한 빠른 속도의 노래로 씩씩하고 꿋꿋한 느낌을 준다. 경상도 민요의 고유한 특징은 빠르고 힘찬 장단을 사용하는 데 있다. 동부민요의 대표곡으로는 <밀양아리랑>, <쾌지나 칭칭나네>, <옹헤야>, <정선아리랑>, <신고산 타령> 등이 있다.

 

남도민요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충청남도와 일부지역과 경상남도 일부지역을 포함하는 지역의 민요이다. 우선 발성법만 보아도, 굵고 극적인 소리를 목을 누르고 꺾어 내는 점이 독특하여 다른 지방의 민요와 쉽게 구별된다. 계면조를 주로 사용하여 비장한 느낌을 돋운다. 대표곡으로는 <육자배기>, <새타령>, <농부가>, <까투리타령>, <진도아리랑> 등이 있다.

 

제주민요는 제주도지방의 민요로 순수하게 제주도에서 발생한 민요들과 육지의 영향을 받은 민요들이 있다. 제주민요는 대체로 경기민요나 서도민요와 비슷한 점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제주도는 섬이라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전문 소리꾼들의 교류가 어려웠기 때문에 통속 민요보다는 토속 민요가 더 발전하였다. 제주도 민요는 한탄스러운 느낌을 푸념하듯이 나타내어서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대표곡으로는 <오돌또기>, <타작노래>, <해녀노래>, <제주베틀가> 등이 있다.

 

 
지역 특징 구성음 대표 악곡
경기민요 서울, 경기, 충청 지역에서 불리던 민요를 경기민요라하며, 대체로 음색이 맑고 부드러우며 서정적이다. 창부타령토리(경토리)로 솔,라,도,레,미의 5음계 사용 아리랑, 천안삼거리, 군밤타령, 경복궁타령, 창부타령 등
서도민요 황해도, 평안도에서 불리던 민요를 서도민요라하며, 콧소리를 섞어 부르며, 애수적이고 감상적이다. 수심가토리로 레,미,솔,라,도의 5음계 사용 산염불, 긴아리, 자진아리, 수심가 등
동부민요 함경도, 강원도, 경상도 지역에서 불리던 민요를 동부민요라하며, 함경도와 강원도는 한탄조, 탄식조가 많고, 경상도는 경쾌하며 빠른 곡조의 곡이 많다. 메나리 토리로미,솔,라,도,레의 5음계 사용 정선아리랑, 강릉모내기소리, 쾌지나칭칭나네, 한오백년 등
남도민요 남도 지역의 민요를 가리키며, 굵은 목을 사용하여 굵게 떨거나, 꺾는 음 등의 시김새를 사용한다. 육자배기토리로 미,라,시의 3음계 사용 새타령, 육자배기, 자진육자배기, 농부가 등
제주도민요 제주도 방언을 사용하여 이국적인 느낌이다. 특정토리는 없음 이어도사나, 이야홍타령, 오돌또기 등

 

 

민요, 민족의 노래

민요의 세계는 진솔하고 다양하다. 민요가 민중들의 자연스러운 생활로부터 우러나온 소리이자 노래인 만큼, 민중들의 진솔한 생각과 느낌을 담으면서 다양한 생활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민중들이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대상이 꾸밈없이 표현되고 노래로 불려질 수 있는 세계가 바로 민요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민요의 세계야말로 민중의 진정한 리얼리즘이 구현된 세계라고 말할 수 있다.

 

민요는 수 많은 사람들이 수 없이 많은 시간을 참여한 공동 창작물이다. 그러므로 그 내용은 덜 개성적일 수는 있어도 그 시대상의 보편적 진리를 담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민요는 민족의 역사와 함께 하면서 민중의 한과 정서를 숨김없이 표현해 왔던 민중의 소리이자 민족의 노래인 것이다.

 

 

참고 문헌

1. 한국민요의 유형과 성격,  박경수, 국학자료원,1998

2. 한국민요문학론, 김무현, 집문당, 1987

3. 한국구연민요, 한국구연민요연구회, 집문당, 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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