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어 이야기
무려 270여 종에 달하는 민어과의 생선들이 있는데 이 중에 대표가 바로 민어입니다. 조기, 부세, 복우치 이런 것들이랑 다 함께 한 가족이고 민어는 이 중에서 덩치가 가장 큰 큰형님 격의 생선입니다.
다 자라면 1m가 넘는 것이 허다하고 큰 민어가 맛있다고들 얘기를 합니다. 그러면 대부분 15kg 정도 되는데 그때가 되면 크기가 훨씬 커집니다. 우리나라는 주로 남해 에서 서해안까지 민어가 서식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민어는 계절 회유를 하는 생선입니다.
가을에는 제주도 근역에서 월동을 하고, 봄에는 북쪽으로 서 서히 이동을 해서 산란기에는 연안으로 접근을 하는데 이때가 알을 낳는 시기 입니다. 이 시기가 바로 6월에서 9월. 그래서 여름철에 민어가 제철 생선이라 고 얘기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산란기 때 연근 해역으로 오기 때문에 사람들이 민어를 낚시로 잡아 올리는 것도 이때 가능합니다.
남해 동북쪽부터 인천 앞바 다까지 민어 산란기 때 접근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낚시를 하시는 분들한테 는 6월에서 9월 사이, 특히 5-6월정도 초반에 낚시를 하는 민어가 맛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해서 약간 숙성을 해서 8월에 먹는 민어를 보양식으로 많이 알 고들 있습니다.
복달임 음식
여름을 어떻게 나세요? 여름을 나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바로 복달임 음식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복날을 지내기 위해서, 더위를 이기기 위해서 복달임 음식을 예전부터 먹었습 니다. 그 중에 가장 유명한 것이 개장국입니다. 개장국 하면은 ‘어, 육개장을 얘 기하는 건가?’ 생각하실 텐데. 일단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맞지만 이전의 개장 국은 지금의 육개장과 완전 다른 형태였습니다. 말 그대로 개로 장국을 끓인다.
그 개가 이 게가 아니고 월월. 이 개입니다. 개로 장국을 끓이는 게 일종의 보 양음식에 해당이 돼서 양반들은 복날이 다가오면 꼭 개장국을 섭취하곤 했었는 데 이승만 대통령 때에 개장국의 어원이 약간 미개하다라고 생각이 돼서 이 개 장국을 육개장으로 바꿔서 부르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실제로 개를 잡아서 먹는 것보다는 소고기나 돼지고기 그리고 여러 종류의 묵 은 나물 같은 것을 활용해서 육개장을 끓이는 것이 지금은 보급화 되어있습니다. 복날에 먹는 음식으로는 육개장보다는 삼계탕이 더 유명합니다. 민어탕도 더 인기가 많습니다. 삼계탕 같은 경우에도 요즘엔 영계백숙이라고 해서 조금 더 고급화 한 요리가 유행입니다. 삼계탕이나 영계백숙 둘 다 큰 차이가 없지만, ‘자그마한 닭으로 끓인다.’고 해서 혼자 한 마리를 다 먹는 느낌.
그래서 영계백 숙이 조금 더 고가 음식이 되었습니다. 그 밖에도 도미찜이나 전복탕, 전복구이, 삼계탕의 변형인 해천탕. 해천탕의 경우에는 삼계탕에다가 전복을 넣고 끓인 걸 얘길 하는데 이때는 전복 뿐만이 아니라 전복 껍질을 같이 끓여서 전복 껍질에 있는 여러 가지 좋은 성분들을 같이 섭취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합니다. 여러 가지 고단백 음식들이 복날에 먹는 여러 가지 복달임 음식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버릴 것 없는 민어 - 비늘 빼고 버릴것 하나도 없다.
우선 민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입니다. 머리 끝에서부터 꼬리 끝까지 다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민어는 회로 먹을 때는 활어보다는 선어로 많이 즐깁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어로 먹는 생선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민어는 선어로 회를 즐겨먹는 생선 중에 가장 큽니다.
민어를 잡아서 즉사시킨 후에 살짝 숙성을 해서 숙성회 정도로 먹기 시작하는데 민어는 또 회가 부위별로 맛이 다 다릅니다. 민어 자체가 크기 때 문입니다. 그래서 미식가들한텐 참 인기가 많고 다른 것보다 민어는 부레를 먹 으면 민어 한 마리를 다 먹은 것과 같다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부레가 굉장히 맛있고 중요합니다. 이 부레는 회로 먹을 때 썰어 놓으면 반이 접힌 종잇장 같은 그런 느낌입니다. 이것을 기름장만 딱 찍어서 먹습니다.
또 민어의 경우는 껍질을 살려서 등살이나 뱃살 이런 것들 다 회로 먹는 경우 가 많습니다. 내장도 모두 다 회로 먹을 수가 있고 특히 민어의 껍질 같은 경우 에는 얇게 포를 뜬 다음에 슬쩍 데쳐서 간장을 찍어 먹거나 껍질 안쪽에 민어 의 살을 다져 넣고 돌돌 말아서 만두를 요리해서 먹는 경우도 있습니다.
민어 부레의 또 다른 용도
민어 부레는 미식가들한테 특히나 인기가 많은 그런 속 재료이기도 한데, 또 독특한 쓰임새가 있습니다. 민어 부레를 풀로 사용 하는 것입니다. 민어 부레에는 젤라틴 성분이 굉장히 많아서 그냥 먹을 때도 쫄깃쫄깃 하면서 잘 씹어지지 않는 그런 느낌이 있는데 그것 때문에 부레를 튀겨 놓으면 까만 색 찹쌀떡과 같은 형태가 되고 실제로 먹으면 이에 쩍쩍 달라 붙습니다.
이런 성질 때문에 나전칠기나 고급 장롱을 만들 때는 바로 이 민어풀을 사용하 고 있고, 한국에서는 이 풀을 어교라고 불렀습니다. 강강수월래의 내용을 보면 ‘이 풀 저 풀 다 둘러도 민어의 풀이 따로 없네.’ 라는 어귀가 나옵니다. 이게 바로 민애풀이라는 것으로 민어의 부레를 이용한 풀이었다고 전해 내려져 옵니 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니카와라’는 접착제로 민어풀을 사용했는 데 일본에서는 이 풀로 활을 만드는데 사용했다고 합니다. 무기를 만드는 데 섬세한 풀. 이게 바로 민어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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