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와인 발달의 배경
1. 역사적 배경
프랑스에서 처음 포도가 재배된 것은 BC 600년 경 페니키아인들에 의해서였다. 그들은 프랑스 남부 마르세유 지방에 상륙하여 식민지를 건설하면서 포도나무를 경작하였다. 그러나 프랑스에 대대적으로 포도나무를 재배, 육성시킨 것은 고대 로마인들이었는데, 유럽전역, 지중해 연안의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넓은 식민지를 보유하고 있었던 로마는 군인들 사이에서 와인의 수요량이 급증하였고 이를 위하여 1세기경에는 론, 랑스독 루시용 지방에, 2~3세기경에는 부르고뉴, 보르도, 상파뉴 지방에, 5세기경에는 파리 부근으로 와인 재배 지역을 확대하였다.






당시 프랑스 지역에 살고 있던 ‘골족(갈리아인)’들에게도 로마 와인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골족들도 훌륭한 와인 생산자로 변모하였다. 그러자 로마의 와인보다 프랑스의 와인이 오히려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 때문에 서기 96년 로마황제 도미티아누스(Domitianus)는 골족들에게 밀농사를 장려하며 골지역의 포도나무의 반 이상을 뽑게 하는 법령을 제정하였는데, 이 법령은 2세기가 지난 후에야 폐지되었다.
중세에 이르러서는 기독교 종교행사에 와인이 사용되면서 수도원을 중심으로 와인이 발전하기 시작했는데, 아비뇽 교황청의 교황들과 프랑스 왕들도 포도재배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포도나무 재배와 와인생산은 더욱 확산되었고 12세기경에는 프랑스 와인이 다른 국가로 수출되기 시작하였다.






18세기에는 유리병과 코르크 마개의 사용으로 와인의 판매와 유통 경로가 더욱 다양해졌다. 그러나 1864년에 필록세라(Phylloxera)라는 포도나무 진딧물로 인하여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의 포도밭이 황폐해지는 위기를 겪게 되었다. 이 피록세라 문제는 피록세라의 피해를 입지 않는 미국 포도와 접붙이기를 함으로써 해결되었다.




이후 프랑스는 와인의 품질보장을 위해 1936년 프랑스 국립원산지명칭연구소(IMAO)를 출범하고 원산지 통칭명칭 ‘AOC’ 제도를 도입하였다. 프랑스 와인이 세계적으로 극찬 받는 이유는 이러한 와인의 오랜 역사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프랑스의 지리적, 기후적 조건들 역시 프랑스에서 다양하고 질 좋은 와인이 생산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2. 지리적 배경
프랑스는 라인강, 알프스 산맥, 대서양, 지중해 등으로 자연적 국경이 형성된 국가로 국토의 57%정도가 경작지로 이용되며 와인용 포도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기후와 지형, 토양 등을 가지고 있다.(떼루아) 대서양 연안과 지중해 연안 및 내륙에 이르는 넓은 국토와 지중해성 기후부터 대륙성 기후까지 다양한 기후, 그밖에 다양한 지형과 토양을 가지고 있는데, 이로 인해 프랑스는 지역마다 재배가 적절한 포도의 품종이 다르다.




프랑스는 이 점을 고려해 지역의 조건(토양, 기후 등)에 맞는 포도를 재배하였고 그 결과 프랑스는 고급스럽고 다양한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할 수 있었다. 즉 프랑스의 와인 산지인 부르고뉴(Bourgogne), 보르도(Bordeaux), 샹빠뉴(Champagne), 루와르(Loire), 론(Rhône) 등에서 각기 개성 있는 와인이 생산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재배되고 있는 포도의 품종은 130여종이며 거의 국토 전역에서 포도가 자라지만 주로 강을 끼고 있는 지역에서 더 많이 재배되고 강을 중심으로 크게 북부와 남부 두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 북부는 기후조건이 불리하기 때문에 샴페인을 제외하면 대부분 단일 포도 품종으로 제조되는 반면 남부지역은 여러 포도품종을 적절히 혼합하여 와인을 만들어 각 지방마다 특색 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것이 특징이다.
와인의 등급
프랑스는 지역마다 각기 다른 기후와 토양 조건에 따라 전통적인 포도품종과 생산방식을 고수하며 와인의 품질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 프랑스는 정부차원에서 와인 등급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1855년 보르도 상공회의소는 보르도 지역의 61명의 생산자들을 5개 등급으로 분류하여 최고급 와인인 그랑크뤼(Grand Cru) 와인을 만들었다. 이후 1932년에는 품질 면에서 그랑크뤼에 뒤지지 않는 와인들을 모아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라 불렀으며 450여개의 생산자들이 여기에 속하게 되었다.


프랑스는 포도밭에 대해서도 엄격히 관리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된 최초의 규정이 AOC(원산지 통제 명칭 제도)이다. AOC란 전국적인 차원에서 원산지와 품질을 통제하는 제도로 프랑스가 와인의 품질을 관리하기 시작한 것은 1935년이다. 현재 프랑스에서 관리하고 있는 와인 등급 4가지는 다음과 같다.
1. 뱅 드 따블(Vins de Table, VdT)
‘테이블 와인’이라는 뜻으로 이 등급에 해당하는 와인들은 원산지 표시를 할 수 없으며, 포도 품종이나 제조 방법 등에 규제가 없다. 또한 대량 생산이 가능하고 값 또한 저렴한데, 맛을 향상시키기 위해 여러 종류의 와인을 혼합하기도 한다. 만약 프랑스 여러 지역의 와인을 혼합했을 때에는 "Vins de Table de France"라고 표기하며, 유럽 여러 지역의 와인을 혼합했을 경우에는 "Melangé de vins de differents pays de l'Union Europeenne"이라고 표기한다.
2. 뱅 드 뻬이(Vins de Pays, VdP)
‘지방 와인’이라는 의미로 포도 생산 지역과 포도 품종에서 통제를 받는다. 이 등급부터는 원산지 표기를 하는데, 지방의 크기에 따라 뱅 드 뻬이 레지노(Vins de Pays Regionaux), 뱅 드 뻬이 디빠트멍또(Vins de Pays Departmentaux), 뱅 드 뻬이 드 존(Vins de Pays de Zone)이라는 세 가지 등급으로 세분화되어 있다.
3. 뱅 델리미떼 드 깔리떼 쉬뻬리웨르(Vins Delimites de Qualite Superieure, VDQS)
‘우수한 품질의 와인’이라는 의미를 가진 이 등급부터는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여 통제하기 시작한다. 뱅 드 빼이에서 AOC 등급으로 올라가는 중간단계이기 때문에 생산지, 포도 품종, 제조 방법, 알코올 농도 등 다양한 기준이 제시된다.
4. 아뺄라씨옹 도리진느 꽁트롤레(Appellation d'Origine Contrôlée/ AOC)
‘원산지 명칭 통제’라는 뜻으로 프랑스 와인 등급 중 최상의 등급에 해당한다. 생산 지역, 제조 방법, 포도 재배 방법, 단위 면적당 포도 수확량 등 엄격하고 다양한 기준을 제시하며 이 기준에 부합되는 와인에만 그 지역의 명칭을 붙일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AOC에서 O에 지역명이 들어간다.
프랑스 와인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일찍부터 이러한 체계적인 품질관리제도를 법률로 설정하고 이에 따라 생산했기 때문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