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4월 26일 우크라이나 공화국 수도 키예프시 남방 130km 지점에 있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제4호 원자로에서 발생한 20세기 최대 · 최악의 대사고. 사고 당시 31명이 죽고 피폭(被曝) 등의 원인으로 1991년 4월까지 5년 동안에 7,000여명이 사망했고 70여 만 명이 치료를 받았다.
체르노빌 우크라이나 북부의 옛 도시. 지금은 사람이 살수 없는 죽음의 도시로 변해 전 세계에서 사람이 살수 없는 몇 안되는 장소 중 한곳이다. 이 체르노빌에는 예전 소련이 자랑하던 최신의 기술로 만들어진 원자력 발전소가 있었다. 하지만 이 발전소는 건설된지 얼마되지 않아 폭발하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이 희생된 뒤에 사람이 살수 없는 유령도시로 남게 되었다. 과연 이곳에 사람이 살수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는 구소련연방 우크라이나 공화국의 체르노빌시에서 북서쪽으로 16㎞, 우크라이나 수도인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104㎞ 떨어진 프리피야트 마을에 1977년~83년에 걸쳐 건설되었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는 총 4개의 원자로를 가지고 있었으며 각 원자로는 1,00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게 설계 되었다.
또한 흑연감속 비등경수 압력관형 원자로(RBMK)방식으로 원자로가 설계되었는데 이방식은 경수를 냉각재로 흑연을 감속재로 사용하며, 연료로는 천연우라늄을 사용하게 설계 되었다. 이 방식의 장점은 압력관 갯수만 늘리면 원자로를 크게 만들수 있고, 또한 운전중 연료교체가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성과 발전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그 대신 다른 원자로 유형에 비해 격납고 설치가 없으며 불안전하다는 단점이 있다.
체르노빌 원전사고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다. 그중 하나는 설계상의 문제점일 것이다. 체르노빌 원전에 사용된 방식은 효율면에서 뛰어난 장점이 있지만 격납고가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는 등 설계상 안전에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안전이 무엇보다도 중시되어야 하는 원자력 발전소 특성상 안전 보다 효율을 우선시한 이 설계는 바람직한 설계라고 볼수가 없다. 또한 체르노빌 원전사고가 있던 날 원자로를 운전하던 직원은 비교적 나이가 어린 직원들이었다. 그들은 다른 숙련된 직원들에 비해 어쩌면 당연한 미숙한 조작을 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원전의 폭발에 한 축으로 담당하게 된다. 또한 발전소에서는 그날 RBMK 방식의 안전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이 계획 되어 있었다.
실험의 특성상 원자로의 출력이 낮아지게 되고 발전량 역시 감소하게 되는데 그날 당국의 요청으로 인하여 실험도중 출력을 감소시키지 않고 발전을 하게 되는 치명적 실수를 저지른다. 이는 발전소안 노심에 과도한 열을 발생시키게 되고 곧 폭발에 큰 원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원자로 운전에 책임을 맡고 있는 책임자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이미 원자로의 여러 수치가 이상 징후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자는 이 사실을 낙관하기만 할뿐 발전소를 정지시키지 않는 우를 범하게 된다. 그 결과 더 이상 과도하게 발생한 열을 지탱하지 못하고 노심이 녹게 되고 폭발이 이루어 지게 된다.
사고가 일어난 직후 인근 소방서에서 14명의 소방대원이 긴급 출동하여 화재진압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은 곧 자신이 원전 폭발로 인하여 노출된 방사선에 피폭될 것이란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한 채 단순 화재로 생각하여 화재 진압에 몰두하게 된다. 곧 이어 250여명의 소방관이 급파 되지만 이들 역시 원전 폭발로 인하여 노출된 방사선에 비껴 갈 순 없었다.
이로 인하여 원전 겉으로 보이는 화재는 5시간만에 진압되었지만 소방관들의 많은 희생이 뒤따르게 되었다. 또한 원전 사고후 소련정부는 사고사실을 바로 전 세계에 알리지 않았다. 일부 원자력발전소 관계자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발전소의 폭발이 그리 심각하지 않다고만 생각할 뿐 이 사고가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원전사고가 될 것이라는 점을 그땐 알지 못했다.
사고가 나고 이틀이 지난후 스웨덴 기상관측소에서 과다한양의 방사선이 측정되었고 세계적으로 비난 여론이 들끓자 비로서야 소련은 원전사고를 인정하게 된다.
또 다른 문제점은 소련이 원전사고가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원전 인근 주민들을 대피 시키지 않았다는 점이다. 원자로의 천장이 구멍날정도로 큰 폭발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지도층의 안일한 대책으로 주민소계는 늦춰지게 된다. 그로 인하여 원자력 수치가 폭증한 27일에서야 인근 주민을 시작으로 대책이 이루어지게 된다. 노심의 화재가 진압된 그해 5월부터 방사능 누출방지와 이미 누출된 방사능을 제거하는 작업이 실시된다.
더 이상의 방사능 누출을 막기 위하여 폭발한 원전 4호기 노심 주변으로 콘크리트를 둘러싼 구조물을 설치하게 된다. 또한 이미 누출된 방사능 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약 22만명이 오염된 시설의 표면과 장비에 액체와 모래, 증기 등을 분사하여 오염 물질을 청소하고 오염 지역의 표토를 제거하고 매립하는 등 여러 가지 노력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도 일시적인 방편으로만 작용할 뿐 이미 많은 양의 방사능에 오염된 발전소 인근 지역은 900여년이 지나야 위독성 방사능 물질이 어느정도 감소한다고 한다.
원전사고는 많은 인명피해와 환경오염 등 많은 피해를 일으켰다. 사고가 일어난 시점에 4호기에서 근무하고 있던 직원 중 기수분리기에서 근무하던 순환펌프 기사 발레리 호뎀추크를 비롯하여 5명의 원자력 발전소 직원이 사망하였다. 또한 화재 진압과 초기 대응 과정에서 발전소 직원과 소방대원 등을 포함하여 약 1100명의 인원이 투입되었는데, 이들 중 237명이 급성 방사능 피폭 증상을 보였다.
2006년 우크라이나 정부의 집계로는 총 56명이 초기 대응 과정의 방사능 피폭으로 사망하였다. 또한 1986년에서 1987년 사이에 투입된 22만 6천 명의 정화 작업자들 중 공식 보고에 따르면 25,000명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이들의 사망 원인과 방사능 피폭과의 직접적인 관계는 입증되지 않았다. 화재 진압과정상에 많은 납이 사용되었는데 이로 인하여 용해된 납이 주변으로 퍼지면서 주변 사람들의 혈액에서 많은 양의 납이 검출되기도 하였다.
또한 사고 당시 발생한 방사능 낙진은 체르노빌 주변에 있는 러시아, 벨라루스, 우크라이나 세 나라뿐만 아니라, 유럽 곳곳으로 퍼져 많은 지역을 오염시켰다.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사고는 많은 점을 시사한다. 원자력은 인간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좋게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인류에 큰 위험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핵폭탄을 만들어 전쟁에 사용한다든지 방사능 물질을 인체에 노출시켜 많은 사람들을 죽게 만드는 것처럼 원자력은 인류에 있어 크나큰 재앙으로 다가 올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원자력을 잘만 이용하면 화석연료의 훌륭한 대체 에너지로 충분히 활용 할 수 있고 방사능을 이용한 의료기계를 개발함으로서 인간에게 많은 이점을 가져다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체르노빌 사고는 인간의 무책임한 발상으로 인하여 많은 인명피해를 낸 역사적 오점이 아닐수 없다. 체르노빌 원전은 이미 그 당시 건설되는 다른 양식의 발전소들에 비하여 많은 위험성이 부각되었지만 이를 발전설비에 용이하다는 목적으로 묵인한다. 더 나아가 위험한 발전소를 오히려 안전하다고 홍보하면서 건설을 부추기는 우를 범하게 된다. 이는 윤리적으로나 도덕적으로 보아 많은 문제점이 있다. 또한 사고 발생직후 사고 사실을 인정하지 아니한 태도 역시 비난 받아야 할 문제이다. 만약 사고가 일어난 직후 사고의 사실을 전세계에 빠르게 알렸더라면 좀 더 효율적인 대책이 이루어 졌을 것이다.
폭발로 인하여 발생한 방사능 낙진을 막을 순 없지만 그에 따른 대책을 마련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소련 정부는 그렇게 실시하지 않았다. 자신들이 개발한 RBMK방식의 원전 수출에 나쁜 영향을 끼칠까봐 두려워서 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결국 더 큰 피해로 되돌아 왔다. 또 당시 출동한 소방관들에게 방사능 누출에 대한 어느 정도 경고가 있었더라면 더 큰 인명 피해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22만 여명의 정화 작업자들을 동원하면서도 소련은 방사능 피폭에 대한 그 어떤 안전조치도 하지 않았다. 이는 자신들의 국민들을 죽음의 길로 내모는 일과 똑같은 행위이다.
마지막으로 안전실험에 있어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엔지니어가 원자로를 운영했더라면 더 큰 사고를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원자로가 보내는 이상신호를 무시한 채 무리하게 가동한 원자로가 결국 폭발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처럼 원자력은 잘 이용하면 많은 사람들을 살릴수 있지만 잘못 이용하면 크나큰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본받아 기계의 효율성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안전을 추구한 기계설계를 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다. 또한 기계를 운용함에 있어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작은 오류에도 신속하게 대응 할 수 있는 기술과 제도를 마련하여 더 이상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행동을 하지 않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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