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야기

서양음악사 | 중세의 세속 음악

곰고로곰 2022.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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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속음악

세속음악이란 전례음악에 포함되지 않는 모든 음악을 말한다. 그러므로 그 가사의 내용이 종교적이지 않은 속세의 것일 수도 있지만, 내용은 종교적이면서도 종교 의식에서 불리지 않은 음악들도 여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서양의 세속음악은 성악과 기악의 두 종류로 구분된다. 성악 세속음악의 향유 대상은 비교적 지위가 높은 귀족들이며 그런 음악의 작곡가 중에는 귀족 출신들도 흔하다. 그런가하면 기악 세속음악은 거의 전부가 춤곡으로 평민과 귀족 모두가 즐겼을 것으로 생각된다.

 

 

 

단성노래

1) 라틴어 노래

초기 세속음악은 그레고리오 성가와 마찬가지로 하나의 성부만으로 된 라틴어 노래였다. 우리의 옛 시조처럼 서양에서도 노래와 시는 함께 만들어졌다. 따라서 고대 로마시대의 라틴어 시가 전해져 온다는 점은 그 시를 노래했던 음악이 있었음을 증명한다. 현재는 가사만 전해져 그 음악이 어떠했는지 알 수 없으나 9세기경 프랑스에서 유래된 몇몇 노래를 보면 종교음악인 성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 가사의 내용은 역사적 사건을 다루기도 하고, 사회에 대한 풍자와 교육용 내용 등 매우 다양했다.

 

라틴어로 된 노래들은 그 언어가 전 유럽의 고용어라는 점에서 유럽 각 지역의 특징적인 면들이 잘 표출되었다고 할 수 없다. 12세기부터 약 200년에 걸쳐서 유럽의 각 지역은 라틴어 문화권으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면서 그 지역의 지방어를 중요시 여기게 되었고, 그 결과 지방어로 쓰인 문학작품이 많이 나오게 되었다. 세속노래는 바로 이 지방어로 된 문학이 발달하면서 이를 가사로 노래하는 음유시인들에 의해 크게 융성하였다.

 

2) 트루바두르

남부 프랑스의 세속노래를 만들었던 음유시인들을 트루바두르라고 불렀는데, 이들은 가사와 음악을 모두 만들었던 시인이며 작곡가였다. 중세의 트루바두르는 간혹 귀족 출신인 경우도 있지만, 보통평민 출신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 세속노래를 향유하는 사람들이 귀족 계층이었기 때문에 평민 출신의 트루바두르는 그들이 지닌 재능 하나로 귀족 사회와 가까이 지내게 되었고 귀족들로부터 전적인 경제적 후원을 받으며 자유로운 창작활동을 할 수 있었다. 트루바두르가 이룩한 중요한 업적은 음악보다는 문학적인 데에 있다. 이들이 남긴 시는 보통 그 내용이 유형별로 구분되며, 주요 유형은 칸조, 파스토렐라, 알바 등이다.

 

칸조 : 주로 다루는 내용은 궁정의 사랑이다. ‘궁정의 사랑이란 정신적인 사랑을 주제로 하고, 그 사랑의 대상이 되는 여인은 언제나 높은 지위에 있는 인물이며, 모든 면에서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 칸조는 주로 주인공인 남성 시인이 고귀한 귀부인에 대한 열정적인 사랑을 노래하며, 보통 그 사랑의 대상이 되는 여인이 주인공의 사랑을 받아 주지 않아 그로인한 시인의 고통이 표현된다. 한마디로 칸조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그리고 있으며 여기서 나타나는 완벽한 여인상에 대한 사랑은 가톨릭의 성모마리아를 향한 중세인 들의 흠모하는 마음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다고 하겠다.

 

파스토렐라 : 배경이 항상 시골의 목장과 같은 곳에서 일어나는 남녀 간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며 남녀 주인공이 주고받는 대화체로 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이야기에서 남자주인공은 높은 지위의 기사이고 여자 주인공은 목장의 양치기 처녀로 기사가 여자 주인공을 유혹한다. 이 파스토렐라 구성은 그 당시에도 크게 유행했을 뿐만 아니라, 그 이후에도 흥미를 끄는 소재로 사용되었다. 중세 이후의 음악에 나오는 유명한 예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에서 돈 조반니가 시골 처녀 체를리나를 유혹하는 장면을 들 수 있다. 이 외에도 트루바두르들은 다양한 내용의 노래는 만들었으며, 그 중에는 십자군을 내용으로 하는 노래, 사회 풍자적인 노래, 춤을 추면서 부루는 노래 등 여러 종류가 남아 있다.12세기 후반부에 트루바두르의 활동은 절정에 달한 후 점차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하였다.

 

알바 : 사랑하는 연인이 밤을 지새우는 동안 망을 보는 사람이 노래하는 것으로 아침 해가 뜨면 연인들이 헤어져야 하는 슬픔을 노래하는 것이다. 알바는 매 절마다 새벽이 오고 있음을 알리는 후렴구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 보통이다. 이 소재가 사용된 중세 이후의 유명한 문학 작품으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의 제35장이 있고, 19세기 작곡가 리하르트 바그너도 그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제2막을 알바 유형으로 만들었다.

3) 트루베르

북부 프랑스에서 작사와 작곡을 겸한 음유시인들을 트루베르라고 불렀다. 트루베르는 12세기 말에 두드러진 활약을 했고 13세기 말까지 지속되었으며, 그들은 트루바두르로부터 노래의 유형 중에 일부를 그대로 물려받았고, 거기에 자기들만의 새로운 유형을 첨가시켰다. 사랑노래와 파스투렐르는 트루바두르의 칸조와 파스토렐라 유형을 차용한 것이다. 음악적으로 볼 때 트루베르의 노래는 트루바두르의 작품보다 선율의 진행이 단순하고 반복되는 부분이 많으며, 특히 후렴을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트루베르 고유의 노래 유형 중에 중요한 것으로 이야기노래가 있다. 이야기노래는 뜻 그대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중간 중간 대화부분이 나오며, 그 줄거리 역시 어느 정도 정해져 있었다.

 

4) 그 밖의 언어를 사용한 노래들

독일의 민네징어(사랑을 노래하는 가수라는 뜻) : 이들의 노래는 사랑이 주된 소재를 이루지만, 프랑스의 단성 노래보다 좀 더 종교적인 심각성이 가미되었다. 민네징어의 노래도 역시 그 가사의 내용에 따라 구분되는데, 거의 모든 유형이 프랑스의 노래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타게리트는 트루바두르의 알바영향, 민네리트는 트루바두르의 칸조의 영향을 받았다. 독일 지방에서는 그 어느 곳보다도 단성음악의 전통이 오래 유지되어 민네징어의 후계자인 마이스터징어에 의해서 16세기까지 지속되었다. 그밖에 스페인에서는 칸티가(성모마리아를 찬양하는 가사, 음악적으로 트루바두르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추정)이탈리아에서는 라우다(단성노래로 종교적인 가사),발라타(세속적인 내용으로 이탈리아의 노래나 춤출 때 부름)

 

5) 단성노래의 연주

세속음악의 노래는 한 성부만 악보로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 당시의 그림이나 문학작품 등에 묘사된 음악 연주 장면에서 선율을 노래로 부를 뿐만 아니라, 적절한 악기들을 사용하여 반주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그러나 리듬해석의 문제가 끊임없이 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어왔다. 그 이유는 음높이만 표기되어 있고 음길이의 길고 짧음은 표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어쨌든 최선의 해석이란 있을 수 없고, 일반적으로 트루베르의 음악은 트루바두르의 음악보다 3박자 리듬에 더 잘 맞으며, 민네징어의 노래들은 거의 항상 가사의 악센트가 3박자로 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중세의 기악음악과 악기

중세의 기악음악이 양적으로 매우 미비한 것은 기악음악을 악보로 남기지 않았기 때문이며, 또 다른 이유는 종교계의 기악음악에 대해 가졌던 멸시와 경계심 때문일 것이다. 현존하는 기악음악의 자료가 얼마 되지 않는다고 해도 중세 악기의 종류와 그림에 나타나는 연주 장면 등을 종합해 보면, 여느 시기와 마찬가지로 중세에도 기악음악은 세속음악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1) 에스탕피

중세의 춤음악 중에서 가장 많은 예가 남아있다. 에스탕피는 여러 개의 짧은 부분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 부분을 풍타라고 한다. 각각의 풍타는 반복 연주되며 두 번째 연주될 때에는 첫 번째와 다른 종지를 사용하기 때문에 하나의 풍타는 두 개의 종지를 갖는 것이 보통이다. 첫 번째 종지는 그 선법의 종지음과 다른 음으로 끝맺음으로써 계속되는 느낌을 주는 반면에 두 번째 종지는 종지음으로 마치면서 종결의 느낌을 강하게 준다. 이 두 종지의 구분은 서양 음악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그 방식에 차이가 있지만 중세 때부터 19세기까지 지속적으로 나타난다.

 

2) 악기

이 시대의 악기는 종류도 다양하며 같은 종류라 해도 규격화되지 않아 악기의 경우 줄의 수, 악기의 크기, 악기의 생김새 등등에서 지방에 따라 또 시기에 따라 매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현악기 : 비엘르(현대 바이올린의 조상, 다섯줄을 잦는 것이 일반적이고 음색은 부드럽고 비교적 작은 소리를 냄), 레벡(비엘르 보다 크기도 작고 줄의 수도 적은 악기로 음역은 높은 편이고 음색은 가냘프지만 충분한 음량을 지녔음), 류트(줄을 뜯는 현악기로 중세부터 바로크까지 노래 반주로 사용됨),하프

 

관악기 : 플루트(세로로부는 것과 가로로부는 것 모두 사용), 트럼펫(음악연주 이외에도 야외 행사나 전쟁 때 신호를 부는 악기로도 사용됨), 쇼옴(오보에와 같이 리드가 있는 악기), 백파이프 (민속음악에 많이 쓰임)

 

오르간 : 이동형 (한 손으로 건반을 누르고 다른 한손으로 풀무질을 하여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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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형 (움직일 수는 있으나 연주하기 위해서는 고정시켜야함 )

 

 

요약

13세기는 모테트의 출현으로 종교음악과 세속음악의 구분이 모호 해지는 100년 이었다.그렇게 된 이유는 종교음악이 어느 정도 위축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기악음악은 200년 이후인 16세기에 가서야 본격적으로 작곡 되었다. 그러므로 중세 시대는 성악이 모든 음악의 중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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